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16일 중화민국 교통부중앙기상국은 영상 19도였던 16일인 오늘 금요일보다 다가오는 주말인 내일 17일과 모래 18일 타이베이의 이번 주말 기온은 더 낮아지며 강추위가 올것이라고 예보했습니다.
이제 타이베이는 진짜 겨울이 온 것 같아요, 오늘 아침 출근길 타이베이 거리에는 두터운 패딩에 모자를 눌러쓴 사람들 천지였습니다. 또 장갑과 목도리로 중무장한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저도 오늘 아침에 목폴라에다 패딩으로 중무장하고 또 손에 손난로까지 움켜지고 집을 나섰는데도 옷길을 파고드는 찬바람을 완벽히 막을 수 없었습니다.
체감온도가 영상 10도 아래까지 뚝 떨어진 이번주 타이완은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겨울철 간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바람이 몸속을 파고드는 날이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타이완식 팥죽 ‘홍더우탕 (紅豆湯)’부터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그리고 달콤한 맛이 한국의 국화빵과 놀라울 정도로 똑 닮은 홍더우빙(紅豆餅), 뜨끈한 국물과 함께 먹는타이완식 어묵국인 관동주(關東煮)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추위를 녹여줄 따끈한 간식 가운데서도 쫄깃한 겉과 알찬 속으로 국적불문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는 '만두'는 타이완인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겨울 간식인데요.
찜통 뚜껑을 열었을 때 뽀얗게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찐만두. 보기만 해도 언 몸을 녹여줍니다.
또 다진 돼지고기와 부추로 속을 채운 ‘부추 물만두(韭菜水餃)’와 새우가 듬뿍들어간 새우 물만두 등 물만두 종류는 톡 터지는 육즙, 촉촉하고 야들야들한 맛에 뱃속까지 훈훈해집니다. 그리고 입천장과 맞바꾼 행복, 갓 튀겨낸 군만두는 먹다보면 입천장이 홀라당 까지곤 하지만 그럼에도 한 입베어물면 바사삭하는 맛있는 소리와 엄지 척하게 되는 풍부한 육즙에 입천장이 까진 것도 잊고 어느새 입가엔 행복한 미소가 돌며 날씨가 유독 추워진 요즘 절로 찾게되는 맛입니다.
반죽한 밀가루에 고기와 각종 야채를 넣어 만든 음식, 만두.
그런데 타이완에서 말하는 만두와 한국에서 말하는 만두는 모양과 맛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타이완인들이 말하는 만두(饅頭, 만터우)는 맛과 식감, 모양이 한국의 호빵과 가깝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얇은 만두피에 재료를 채워 넣고 빚어 내 만들어지는 한국에서 말하는 만두와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만두 종류를 타이완에서는 자오즈(餃子)라고 합니다.
조리하는 방법에 따라 찜통에 넣고 쪄낸 찐 만두는 타이완에서 정자오(蒸餃)라고 하고요, 기름에 살짝 구워낸 군만두는 지엔자오(煎餃), 또 물에다 삶아낸 물 만두는 수이자오(水餃)라고 합니다.
타이완은 전국 어딜가나 패트스푸드점 만큼이나 만두, 자오즈 전문점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만두를 즐겨먹는 나라입니다.
찐 만두(=정자오)와 군만두(=지엔자오), 물만두(=수이자오)는 타이완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점심 메뉴이며, 후후 불어가며 먹는 만두는 남녀 성별은물론이고 연령에 상관없이 타이완인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최고의 야식 메뉴입니다.
주변에서 “맛있는 만두집 추천해 주세요”라고 물어오면, 저는 망설임 없이 타이베이 동문에 있는 용캉제(永康街)를 추천하곤 하는데요.
타이베이 지하철 MRT의 일명 레드라인이라 불리는 신의선 동문역(東門站) 5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타이완 전통의 맛과 멋,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며 매력적인 골목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거리, 용캉제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한자리에서 20~30년 장사해온 맛집들이 거리에 수두룩한 용캉제는골목 골목 군침 도는 음식과 향기로운 전통 차, 그윽한 커피향이 물씬 풍깁니다.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용캉제는 타이완 사람들뿐만 아니라 타이베이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관광 필수 코스로 되어버린지 오래죠.
용캉제는 올해 영국의 여행 잡지 '타임아웃’으로부터 “우아한 분위기의 원하는 건 무엇이든 다 있다”, “용캉제 같은 거리는 타이베이에 둘도 없을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멋진 거리The coolest streets in the world’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용캉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당은 샤오롱바오(小籠包)가 유명한 딩타이펑(鼎泰豐)이 있습니다. 다만 딩타이펑이 관광객을 위한 식당에 가깝다면 동문 용캉제에서 묵묵히 40여 년을 버텨오며 무려 5년간 미쉐린 빕구르망에 등재된 전통 만두집이 있습니다. 오픈한 이래 40여 년 동안 만두 마니아들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된 용캉제 터줏대감 ‘하오공다오 진지위안(好公道金雞園)’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용캉제 골목을 따라 쭉~ 8분 정도 걷다 보면 우측에 위치해 있는 하오공다오진지위안은 초행길인 분들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외관은 상당히 수수합니다. 여타의 수식어 없이 ‘용캉 28-1’번지, '하오공다오의 가게(好公道的店)', ‘40년 경영’ 등 글자로 채워진 둥그런 간판도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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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공다오 진지위안 간판.[사진=Rti 한국어 방송 손전홍]
“입구에 겹겹이 탑처럼 쌓아 올려진 전통 디저트와 찜통은 이 집만의 특징이다”라고 미쉐린 가이드가 소개한 것 처럼 용캉제 터줏대감 ‘하오공다오 진지위안’은 입구에 있는 엄청난 양의 찜통과 모락모락 뽀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찜통 주변으로 만두를 빚거나 밀가루 반죽을 하며 분주히 움직이는 요리사들에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식당을 찾은 손님뿐만 아니라 여행차 용캉제를 찾은 관광객들도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만두 전문점’이다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절로 멈춰지고, 쉼없이 만두를 빚는 주방의 모습을 카메라 담게 됩니다.
지난 주 미쉐린 빕구르망이 맛집으로 선정한 하오공다오 진지위안을 직접 찾았습니다. 가게 내부는 1층은 오픈된 주방 형태고, 식사는 2층에서 가능해 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향했습니다. 수수한 외관에 비해서 2층 식사 공간은 손님 40명 가량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다소 널찍한 편이었습니다.
이날 저는 시그니처 메뉴인 통통한 새우를 감싼 ‘새우 찐만두(蝦仁燒賣) ’와 얇은 만두피 속에 개나리 처럼 노란 게 내장이 듬뿍 들어간 ‘게 내장 찐 만두 (蟹黃小包)’를 택했습니다. 10분 정도 기다림 끝에 오늘의 주인공인 새우 찐만두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통통한 새우의 자태에 헉 소리가 절로 났습니다. 얇은 피 덕에 안 그래도 꽉 차 있는 속 재료가 더 많아 보였고, 새우만두지만 비린 맛이 거의 없고 오히려 담백한 고기의 맛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이어서 나온게 내장 찐 만두는 만두소에 다진 돼지고기와 게 내장을 아낌 없이 넣은 덕에 고소하고 삼삼하면서도 씹을 수록 게 내장의 단 맛을 느낄 수 있어 계속 손이 가는 강력한 중독성을 지녔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따끈했던 ‘하오공다오 진지위안’의 시그니처 찐 만두들은 매서운 추위가 옷깃을 파고드는 요즘 같은 날씨에 아주 알맞았고, 특히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하니 어르신들과 함께 방문하면 더욱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 예상하는 만두 맛집이었습니다. 그럼 오늘 랜선미식회는 핀관(品冠)의 맛있는 관계(美味關係)를 엔딩곡으로 띄어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 방송의 손전홍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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