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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돋는 학창시절 매점빵, 사과 없는 ‘사과 빵蘋果麵包’

  • 2022.12.02
랜선 미식회
학교 매점빵의 대명사 '사과 빵'. [사진= CNA DB]

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고, 바나나 맛 우유엔 바나나가 없듯 타이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추억하게 되는 학교 매점빵 ‘사과 빵, 핑궈미엔바오(蘋果麵包)’엔 사과가 없습니다. 그리고 사과 맛도 나지 않죠.

타이완에서 나고 자랐다면, 또 타이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이 네모난 사과 빵을 안 먹어봤을 리가 없습니다.

학교 매점은 그야말로 수많은 종류의 빵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각축장입니다. 특이한 이름과 모양으로 관심을 끄는 빵도 있고, 거부할 수 없는 소세지나 초콜렛이 듬뿍 들어가 학생들을 대놓고 유혹하는 빵도 있죠. 이처럼 수없이 많은 빵이 매대를 스쳐 지나갔지만, 오로지 기본에만 충실하며 긴 역사를 지켜온 빵이 있었으니 바로 사과 없는'사과 빵'입니다.

무려 70년대에 타이완에서 출시된 네모난 사과 빵은 속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형태로, 평소 아무것도 없는 맨빵을 좋아하시면 꼭 사과 빵을 드셔볼 것을 추천드리고 싶을 정도로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을 맴도는 사과 빵은 투박하지만 자꾸 먹게 되고 흰 우유와 함께 먹을 때 가장 조화로운 맛을 자랑하죠.

네모난 사과빵은 가성비 면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가격은 한 봉지에 뉴 타이완 달러 30원~60원(2022년 12월 2일 기준 한화 약 1200원~2400원)사이로, 학교 매점에 납품되는 제과 브랜드에 따라 한 봉지에 들어 있는 사과 빵의 개수에 차이가 있지만 천 원 한장으로 적게는 4조각 많게는 무려 8조각의 사과 빵을 먹을 수 있어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며 사과가 없는 사과 빵은 학교 매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빵 중의 빵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학창시절 한 봉지를 사면 반 이상을 친구들에게 빼앗겼던 사과 빵! 혼자 다 먹기에는 아무래도 양이 많아서, 그래서 학창시절 배를 채워주던 사과 빵은 친구들이 몰려와 하나둘씩 집어가 뺏어 먹어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사과 빵은 8조각 정도가 들어있어서 친구들과 나눠 먹을 때면 조금 더 손이 갔던 매점 빵이었고, 또 교실에서 친구들과 즐기던 소소한 수다 시간에 함께 먹으면 더 꿀맛이었던 학교 매점의 가성비갑의 빵이었습니다.

학교 매점에서 자주 먹었던 사과 빵을 성인이 되어 편의점이나 동네 슈퍼에서 마주칠 때면 학창시절 추억이 소환되는 것 같아 반갑고 뭉클할 때가 많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에서는 타이완에서 나고 자랐다면, 또 타이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학창시절 매점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던 추억의 매점빵인 사과 빵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죽은 연예 세포도 살린다는 타이완표 청춘 로맨스 영화들. <말할 수 없는 비밀>, <청설>, <모어댄블루>, 그리고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안녕, 나의 소녀>, <나의 소녀시대> 등 청춘의 풋풋한 사랑 얘기를 담은 이른바 소녀 시리즈까지 한국과 일본, 태국 등에서 마니아층이 형성된 타이완표 청춘 로맨스물의 인기는 각박한 현실보다 점점 더 멀어지는 청춘, 아련한 과거를 부여잡는다는 점과 나아가 타이완표 청춘 로맨스 영화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뭐니뭐니해도 아시아 나라들의 정서적 공감대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한국의 학교문화는 타이완과 꼭 닮아 있습니다.

타이완표 청춘 로맨스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이 교복을 입고 점심 쉬는 시간에 농구나 축구 등 공놀이를 한다는 공통된 학교문화와 학창시절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이 더해져 한국 관객들은 타이완표 청춘 로맨스 영화에 더 쉽게 감정이입 되고, 또 입시 스트레스를 비롯해 쉬는 시간 종이 울리거나 점심을 먹고 나면 꼭 들렀던 ‘매점’ 역시도 한국과 타이완 두 나라의 학교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데요.

그렇다면 타이완의 학교 매점을 주름잡았던 그때 그 시절의 간식들은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달달한 음료수가 당길 때 가장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었던 매점 팩 음료의 최강자는 뉴 타이완 달러 10원 한화 400원짜리 아사무 밀크티(阿薩姆奶茶)와 아사무 홍차였습니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 때문에 혹여 불량식품인 줄 아셨다면 큰 오산입니다. 이래 봬도 나름 음료 업계 큰손 기업에서 만들고 있는 팩 음료이니까요! 아사무 밀크티는 오리지널, 딸기 맛, 사과 맛, 쿠앤크 맛, 버블 밀크티 맛, 태국 맛 등 다양한 맛을 자랑하는데요. 이 중 학창시절 독보적인 인기몰이를 한 것은 오리지널 맛과 딸기 맛 아사무 밀크티입니다. 매점 팩 음료의 양대산맥 아사무 밀크티와 아사무 홍차는 에어컨이 없던 그때 그시절 선풍기가 고작이었던 교실에서 한 여름 무더위를 견딜 수 있게 했던 최고의 학교 매점 간식었습니다.

쉬는 시간 매점으로 달려가면서 재고를 놓칠까 조마조마했던 매점 빵의 주인공 격인 ‘사과 빵’. 지금도 매점 빵 하면 ‘사과 빵’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사과 빵은 7080세대뿐 아니라 MZ세대를 아우르는 매점빵으로 통하며 학창시절 높은 인기를 누린 빵 중 하나인데요.

요즘에는 동네 슈퍼나,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세월을 함께 이어온 것처럼 느껴지는 사과 빵의 원조는 타이완 중부에 있는 작은 제과점이었습니다. 가게 이름은 ‘류씨 빵공장’ (려우미엔바오창, 劉麵包廠). 1962년 창업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빵집으로, 류씨 빵공장의 류저지(劉哲基) 사장은 일본의 빵 가운데 하나인 ‘탈수빵’을 만드는 기술을 들여와 1970년대부터 가게에서 이 탈수(脫水)빵을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다만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힘들것 같은 ‘탈수 빵’이라는 이름대신 70년대 당시 값비싼 과일이었던 사과에서 이름을 따와 ‘사과 빵’이는 이름으로 사과 빵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평소 귀했던 사과를 빵 이름에 넣으면 ‘잘 팔리겠지’ 했던 류씨 빵공장의 류저지 사장의 촉은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귀하디 귀했던 ‘사과’라는 이름이 들어간 사과빵은 지역 고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당시엔 인스타그램이나 SNS도 없었지만 전국으로 입소문이 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또 류씨 빵공장의 폭발적인 인기에 자극받은 타 빵집과 제법 규모가 있는 제빵 업체에서도 사과 빵과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고, 가성비를 자랑하는 사과빵의 명성은 학교 일대로까지 퍼졌고, 사과빵은 순식간에 매점빵 최강자로 굴림하게 되었습니다.

류씨 빵공장에서 굽는 원조 사과 빵은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매일매일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또 옛날에는 귀하고 비쌌던 사과가 지금은 저렴하고 흔해지면서 류씨 빵공장은 사과 없는 사과 빵과 함께 진짜 사과가 속에 가득차 있는 ‘진짜’ 사과 빵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시간에서는 담백한데도 중독성이 강해 입안에 있는 것을 다 삼키기도 전에 나도 모르게 또 하나를 냉큼 짚게 되는 학교 매점빵  최강자 ‘사과 빵’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럼 너무 맛있어서 냉큼 또 다른 하나를 집어들게 만드는 매혹의 빵, ‘사과 빵’과 어울리는 달달한 보이스를 자랑하는 린쥔제(林俊傑JJ Lin)의 이어서 또 하나(一個又一個)를 오늘 랜선미식회 방송 엔딩곡으로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손전홍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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