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시민은 원주민·민남인(閩南人)·객가인(客家人)·외성인(外省人)·신이민·외국인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원적 사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중 객가인의 인구는 2022년 3월 기준으로 약 466만 9천으로 전체 인구의 19.8%를 차지하며 타이완에서 두번째로 큰 민족이지만, 객가어의 쇠퇴 문제는 타이완어와 원주민어보다는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객가음악도 비교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가음악 제작에 집중하며 가수 활동을 진행하는 음악인들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은 황롄위(黃連煜)입니다.
황롄위는 1960년 8월 14일에 객가족이 밀집한 지역으로 객가 문화가 발달한 도시인 먀오리(苗栗)현 터우펀(頭份)에서 태어났습니다. 32세였던 1992년에 가수 천성(陳昇)과 함께 ‘뉴 포모사 밴드(新寶島康樂隊)’라는 2인조 음악 그룹을 결성하고 타이완어와 객가어가 섞인 가사와 신나고 유쾌한 멜로디로 구성된 록 음악적 색채를 지닌 노래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비록 그룹 활동이 매우 성공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점차 소진되고, 또 그룹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하여 천성과 의견이 일치하지 못해서 황롄위는 1997년에 그룹을 떠나고 10년 동안 음악활동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에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계로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에는 ‘뉴 포모사 밴드’에 재가입하여 천성, 원주민 가수 아밴(阿VAN, 본명:陳世隆천스룽)과 3인조 그룹의 형식으로 활동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솔로 작품도 지속적으로 발행해왔습니다. 그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30년 동안 10장의 그룹 앨범과 6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타이완 가장 권위있는 음악시상식인 금곡장(金曲獎)에서 최우수 객가어가수상을 3번, 최우수 객가어앨범상을 4번, 최우수 보컬그룹상을 1번, 심사위원단상 2번이나 수상했습니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2장의 객가어앨범과 1장의 타이완어앨범을 발표한 후 황롄위는 30년 이상 타이베이에 살면서 자신의 객가 문화 및 음악에 대한 감각의 풍요로움과 미적 감수성의 온축이 줄어들고 있음을 느껴 그런 감각을 다시 키우고 싶어해서 중국과 타이완에 있는 수많은 객가인 마을들을 방문하여, 객가인 특유의 전통 가요인 산가(山歌)의 근원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객가인은 ‘산의 민족’으로 옛날에는 주로 산이나 구릉에 거주하며 농업에 종사했습니다. 그들은 산에서 나무를 하거나 밭에서 일을 할 때 장기간 노동으로 인한 힘듦을 해소하거나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하기 위해 늘 목청을 돋우어 즉흥적으로 노래를 불렀는데 이 노래들은 객가인 고향마을의 풍경과 생활상을 담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인 상징성과 가치성이 매우 높습니다. 황롄위는 이 산가들을 보존하고 또한 더 많은 젊은이들이 산가를 접할 수 있도록 2년 동안 중국이나 타이완 객가 마을에서 수집한 산가들을 정리하고 활용하여 그의 네번째 솔로 앨범 《산가로 가는 길(山歌一條路)》을 제작해 2014년에 발표했습니다.
앨범의 동명의 타이틀곡 <산가로 가는 길>의 1절에는 “나무 아래 계신 할머님, 혹시 문복진에 어떻게 가나요?(請問樹下的阿婆 文福鎮要怎麼去) / 밖은 더우니까 나무 아래에 앉아 얘기 좀 하며 산가 한 곡을 듣고 가(外面很熱先來樹下坐聊一下 聽一首山歌再走)”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이렇게 자문자답식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산가의 특색 중 하나입니다. 또 후렴 부분 가사는 “산가로 가는 길은 바로 고향 가는 길이며(山歌啊一條路 家鄉啊一條路) / 산가로 가는 길은 바로 집 가는 길이야(山歌啊一條路 回家啊一條路)”인데 이 가사를 보면 황롄위에게는 산가는 고향과 집 같은 존재일 만큼 중요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21년 12월, 황롄위는 6집 《멸인산(滅人山)》을 발표했고, 이 앨범으로 이듬해인 2022년 7월 초에 개최된 제33회 금곡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객가어가수상, 최우수 객가어앨범상, 그리고 심사위원단상을 거두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멸인산은 ‘사람을 없어지게 하는 산’이란 뜻이며, 청나라 시대에 생존을 위해 물산이 비교적 풍요로운 타이완으로 이민해온 중국의 객가인들이 타이완을 비유했던 말입니다. 그들은 왜 ‘멸인산’이라고 타이완을 비유했냐면 당시 중국의 객가인들이 타이완에 건너온 뒤 원래 타이완에 거주하고 있던 원주민들의 공격을 당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땅, 물 등 자원을 쟁탈하기 위해 다른 민족 출신의 이민자와 자주 싸웠습니다. 이러한 원주민이나 다른 이민자와의 무력 충돌로 생명을 잃은 객가인이 많기 때문에 그들은 타이완에 ‘멸인산’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노래엔 황롄위가 물론이고, 타이완 원주민 가수 상부이(桑布伊)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상부이는 원주민어가 이난 객가어로 노래를 불렀는데 어떤 측면에서는 원주민과 객가인의 화해라고 볼 수 있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여기서 노래 가사 일부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바다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살면서 아직도 가까이 본 적이 없단 말이야요(海水係麼介 自出歲吂識行近過) / 어려운 삶을 벗어나기 위해 낯선 땅으로 가서 새 인생을 찾으려고 해(窮山惡水 逼到換佢新个人生) / 험난한 곳이라 해도 가야 지, 목숨을 잃게 하는 멸인산(就係鬼地也敢去 討命滅人山) / 충고요, 타이완에 가지 마세요(勸君哪 切莫過台灣) / 타이완은 귀문관 같은 위험한 곳이요(台灣哪 恰似鬼門關) /수천 명이 갔지만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고, 생사조차도 알 수 없어요(千人去 無人轉 知生知死都係難)”라는 가사입니다.
산가를 고향이자 집과 같은 존재로 여기는 황롄위는 객가족 특유의 산가 문화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데뷔부터 지금까지 30년 동안 다양한 음악적인 요소를 활용하여 산가에 새로운 가능성과 생명력을 부여하는 데 애를 써 왔는데 그의 노력과 노래에 힘입어 더 많은 사람들이 객가음악에 대해 더 잘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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