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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달 특집 ②] 가장 악명 높은 귀신 출몰지! ‘타이완 4대 흉가’ 싱링병원(杏林醫院)

  • 2022.08.09
레트로 타이완
지난 2020년 12월 31일 개봉한 싱링병원을 배경으로 한 동명의 공포영화 ‘싱링병원’의 포스터.[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지난달 7월 29일 음력 7월로 접어들면서 타이완은 현재 귀신의 달로 진입했습니다.  타이완 사람들은 음력 7월 초하루가 되면 저승의 문이 열려 제사를 받지 못한 온갖 귀신들이 현세로 내려오는데, 이때 현세로 내려온 혼령을 위해 경건한 마음으로 음식을 차려놓고 향을 피우며 제를 올리면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 귀신의 달 기간 타이완에 오신다면 길거리 곳곳에서 노란 종이 뭉치를 태우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 지전(紙錢)이라 불리는 노란 색 종이는 저승길에 망자가 가져가는 여비인 노잣돈으로, 귀신의 달 기간 대부분 가정과 가게에서는 이승에 머물고 있는 귀신들이 저승에서 쓸 수 있도록 저승 노잣돈인 지전을 태우는 의식이 벌어집니다. 이밖에  ‘귀신의 달’ 기간 절이나 도교사원 앞에 경극과 같은 전통 공연도 많이 열리는데, 이 역시도 귀신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이고, 또한 영혼들이 무사히 천도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집니다. 즉 타이완에서 음력 7월 귀신의 달은 조상과 후손이 없는 혼령에게 예를 다하는 경건한 달인 동시에 많은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의 달입니다.

다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재앙을 불러오는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바로 귀신! 따라서 귀신의 달 이승을 떠도는 귀신이 모두 착한 것만은 아닙니다. 제아무리 축제라고 하여도 음력 7월 한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타이완인들 곁에는 착한 귀신도 있을 테지만  짓궂은 귀신도 있고 악귀인지 애매하지만 분명 원한을 품은 귀신도 있을 겁니다.이런 연유로 타이완에서는 귀신의 달 기간에 많은 일이 터부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음력 칠월 ‘귀신의 달’이 시작되면 타이완 사람들은 저녁 늦게 빨래를 너는 것을 삼가 하고, 늦은 시간 홀로 거리를 걷거나 휘파람을 부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타이완에서는 결혼이나 출산과 같이 일생일대의 중요한 거사는 음력 7월 귀신의 달을 피해 날을 잡는 것이 관습처럼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장례식조차도 음력 7월에 치르지 않고 음력 8월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 치를 정도입니다.

또 귀신의 달 기간 새집을 장만하거나 이사를 하는 것도 꺼립니다. 마음에 드는 가격대에 집이 나와 어쩔 수 없이 구매하거나 이사를 해야 한다면 부동산이나 집주인과 먼저 계약만 하고 음력 7월이 끝나면 그제서야 새집으로 이사할 정도 입니다.

다만 문제는 음력 7월 귀신의 달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다양한 금기 때문에요. 금기와 관련된 부동산, 이사업체, 웨딩 업체들의 매출이 귀신의 달이 되면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부동산과 이삿짐센터는 이사를 꺼리는 고객들로 인해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일부 부동산은 문을 닫는 경우도 있고, 예식장이나 웨딩드레스 대여점은 음력 7월 7일 칠월칠석 연인의 날을 제외하곤 고객이 확 줄어 휴업과 비슷한 상태에 놓입니다.

음력 7월 귀신의 달의 금기와 관련된 웨딩업체 등이 일거리가 확 줄어 들어 일시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장사가 잘돼 웃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바로 서점과 방송사입니다.

귀신의 달을 맞아 다시 트렌드는 공포로 돌아와, 귀신이 등장하는 전설이나 도시괴담을 소재로 한 소설이나 TV드라마, 특집 예능, 영화의 인기가 음력 7월 귀신의 달을 한창 보내고 있는 타이완에서 뜨겁습니다. 방송사의 시청률은 껑충 뛰고 있고, 출판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서점가에도 이제는 질릴 법도 하지만 ‘귀신의 달은 곧 귀신, 괴담’이라는 불변의 법칙으로 갖가지 귀신 이야기와 괴담을 소재로 삼은 책들의 인기는 올해 귀신의 달도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귀신이 등장하는 무서운 이야기나 괴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사랑하는 가장 오랜 문학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귀신이야기나 괴담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방송가와 출판업계 매출도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유난히 더운 올해 귀신의 달, 기묘하고 오싹한 괴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괴담 배경이 되는 장소도 전철역, 학교, 엘리베이터, 방송국, 병원 등 도심 속 우리의 일상에서 늘 마주치는 공간이라 공포감을 더했습니다.

그 중 음력 7월 귀신의 달이면 한 번씩 납량특집 방송의 인기 단골 소재로 쓰이는 것이 바로 병원에서 죽은 환자의 원혼이 귀신이 돼 출몰한다는 타이난에 소재한 ‘싱링병원’입니다.

‘타이완 국내 4대 흉가’, ‘타이난시에서 귀신이 가장 많이 출몰하는 흉가’, ‘타이난시에서 가장 소름 돋는 흉가’

타이난시 중서구 서문로(中西區西門路)와 서닝 거리(西寧街) 교차지점 인근, 수많은 원혼들이 출몰한다는 싱링병원을 수식하는 말입니다. 1993년 돌연 문을 닫은 뒤 싱링병원은 온갖 흉흉한 소문이 나돌며 폐건물로 버려졌습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괴담은 과거 싱링병원과 마주보는 인근 주택에 거주하고 있던 한 남학생이 자신의 방 창문을 통해 병원 4층에서 머리 풀어헤친 여자 귀신을 목격했다는 괴담이 돌면서 싱링병원은 타이난시에서 귀신이 가장 많이 출몰한다는 유명한 흉물이 됐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31일에는 싱링병원을 배경으로 한 동명의 공포영화 ‘싱링병원’이 개봉하기도 했습니다.
싱링병원 4층에서 목격된다는 가장 유명한 긴 생머리에 하얀 옷을 입고 있다는 여자 귀신, 5층에서 서성거린다는 할아버지 귀신, 또 7층에서 주로 목격된다는 청소하는 아주머니 귀신 등 싱링병원의 수많은 귀신 목격담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이곳에 들른 사람들 중 귀신을 봤다거나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괴담은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싱링병원은 국립타이완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한 황선촨(黃森川), 쉬보잉(許博英),우밍훼이(吳明輝) 이 세 명의 의사가 의기투합하여 1975년 세운 병원으로 1990년 대 초반까지 건물을 증설할 정도로 경영 상태가 양호했습니다. 하지만 원장끼리 운영을 놓고 이념이 맞지 않아 갈등을 빚게 되었고, 또 다양한 문제로 인해 병원 운영이 어려워지며 창업자들은 병원 운영을 포기하고 1993년 폐업을 선택했습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싱링병원은 건물 관리가 제대로 안 돼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변해 갔고, 여기에 싱링병원에서 여자 귀신이 나온다는 확인되지 않은 흉흉한 괴소문과 귀신이 자주 출몰해 마을 사람조차 밤에는 건물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는 헛소문이 사실처럼 덧붙여지면서 싱링병원은 평범한 병원에서 타이완 4대 흉가로 변하게 됐습니다.

오늘 레트로타이완시간에서는 귀신의 달 단골 괴담 중 하나인 타이완의 대표 흉가 된 싱링병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늘 엔딩곡으로 황홀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모든 영혼을 현혹시키는 왕페이(王菲)의 미혼기(迷魂記)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레트로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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