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바로크시대 프랑스 왕족과 귀족들이 즐겼다는 과자로 유명한 마카롱을 세계에 퍼뜨린 나라는 프랑스지만, 타이완에는 1960년대 자생적으로 탄생한 타이완식 마카롱 ‘녀우리牛粒’가 60여년 전부터 타이완에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프랑스 마카롱과 타이완의 마카롱은 동글동글 귀여운 모양과 퀄리티 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식감과 판매가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작은 사치품의 대명사 프랑스의 과자 마카롱은 개당 한화 2,500~3천원 선에 비싼 가격만큼 전문점에가면 형형색색에 곱디 고운 마카롱을 고급지고 우아한 상자에 보석처럼 담아주는데요.
반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나 동네 작은 빵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는 한봉지에 10개 정도를 푸짐하게 담아주는 데, 가격이 저렴합니다. 프랑스 마카롱이 개당 한화 2,500원 정도였다면 10개 정도가 한봉지에 들어있는 타이완 마카롱은 양은 많으면서도 가격은 뉴타이완달러 50원 (2022년 4월 8일 기준 한화 약 2,100원)에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어린시절 학교 앞 작은 슈퍼, 동네 빵집에서 아무 무늬 없이 투명한 봉지에 푸짐하게 담아주던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 한봉지를 친구와 같이 나눠먹던 기억.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났어도 그때 그 시절의 넉넉함과 푸근한 인심, 정겨움은 세월이 가도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의 또 다른 이름은 어쩌면 ‘추억’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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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빵집에서 투명한 봉지에 한아름 담아서 판매하는 '녀우리'는 세월이 가도 변함없이 그때 그 시절의 넉넉함과 푸근한 인심, 정겨움을 간직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오늘 랜선미식회시간에서는 둥글둥글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행복감을 주는 추억의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와 전통 마카롱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전통 프랑스 마카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소피아 코폴라가 연출하고 커스틴 던스트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대혁명이라는 역사적인 내용보다는 루이 16세의 왕비이면서 오스트리아 왕녀 출신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집중조명하는 만큼 영화를 보면 마리 앙투아네트가 좋아했던 디저트 마카롱은 또 다른 주인공이라 불러도 손색없을만큼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당시 프랑스 왕실 식문화의 호화로움을 보여주기 위해 각양각색의 디저트가 등장했고 특히 영화 속에 등장했던 마카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케이크 등은 마카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마카롱 브랜드 ‘라뒤레(Ladurée)’가 제작했다고 합니다. 라뒤레가 영화에서 구현해낸 형형색색의 화려한 마카롱은 현재의 마카롱과 비슷한 모양이지만 실제로 당시 프랑스 귀족이 후식으로 즐겨먹던 마카롱은 화려하고 깜찍한 마카롱이 아닙니다. 왜냐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마카롱은 프랑스 혁명 후 20세기 초 영화 속 마카롱 제작을 담당한 라뒤레가 처음 선보였기 때문에 18세기 바로크 시대 마리 앙투아네트가 먹던 마카롱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마카롱과 생김새부터 맛까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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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리 앙투아네트> 속 알록달록한 마카롱.[사진 = PINTEREST 캡처]
초기 마카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초기의 마카롱은 달걀흰자와 설탕으로 반죽한 머랭에 아몬드 가루를 넣어 구운 아몬드 과자로 즉 두 겹보다는 한 겹으로 만들어진 단순한 쿠키 같은 생김새는 지금 우리가 아는 마카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반면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마카롱은 1862년 파리에서 문을 연 ‘라뒤레’에서 20세기 초에 처음 선보인 제품입니다. 창업자인 루이 에르네스트 라뒤레의 손자인 피에르 데퐁텡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작고 동그란 모양의 머랭으로 만든 꼬끄 사이에 가나슈(Ganache•크림과 섞은 초콜릿)나 잼 등 다양한 필링을 채워 햄버거처럼 포개는 형태로 만들어 손님들에게 판매했습니다.
두 겹의 껍질 사이에 필링을 채운 마카롱 프랑스에서 꽃피웠고, 값비싼 고급 디저트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런데 타이완에서는 어린시절 저렴해서 부담없이 먹던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 덕분에 마카롱하면 푸근한 인심과 타이완의 정이 떠오릅니다.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가 처음 만들어졌던 시기는 문헌 기록이 없어 확실하지 않으나 대중에게 인지되기 시작한 시점은 대략 1960년대 쯤입니다.
계란 흰자, 슈가파우더, 아몬드 가루를 섞은 머랭을 구워 그 사에 필링을 채워 넣은 동글동글 전통 마카롱.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는 전통 마카롱과 외양은 흡사하지만, 식감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는 아몬드 가루를 넣지 않고 케이크전용 박력밀가루, 계란 노른자, 슈가파우더 등을 섞은 반죽을 구워 그 사이에 버터크림 등 필링을 채워 샌드위치처럼 포개는 형태로 만듭니다.
아몬드 가루를 넣은 전통 마카롱은 아몬드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지니면서 바사삭하고 부서지는 설탕 과자 같은 식감이라면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는 케이크전용밀가루를 넣어서 만들기 때문에 동글동글한 녀우리를 한 입에 쏙 넣으면 설탕과자라기보단 부드러운 케이크 식감에 가깝고, 또 프랑스 마카롱은 과하게 달아서 설탕가루를 씹는 느낌이 강하다면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는 덜 달아서 좋습니다.
2000년대 중후반 무렵 타이완에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고급 디저트 붐이 일며, 60여 년전부터 함께 해오던 추억의 간식 녀우리는 타이완식 마카롱이라 불리게 되었고, 본래 ‘녀우리’라는 이름은 언제부턴가 부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자로는 소 우(牛), 낟알 입(粒)자인 우립(牛粒), 녀우리는 샤를로트 케이크의 겉을 감싸고 있는 손가락 모양의 기다란 과자 ‘비스퀴 아 라 퀴이에르 (biscuits à la cuillère)’의 끝 글자 퀴이에르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사실상 식감으로 따지면 푸석푸석한 마카롱보단 부드러운 케이크를 동전보다 조금 큰 크기로 축소시킨 오밀조밀한 녀우리는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어르신들은 녀우리말고 푸링자(福臨甲)라고도 부르고, 대부분 동네 빵집에서는 봉투에 한아름 넉넉하게 담은 프랑스 마카롱을 닮은 ‘녀우리’ 앞에 서양식 미니 디저트라는 뜻에 ‘샤오시디엔(小西點)’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팝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시간에서는 환상적인 맛과 동글동글 깜찍한 비주얼로 디저트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타이완 마카롱 ‘녀우리’와 프랑스 마카롱의 차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늘 엔딩곡으로 마카롱처럼 달달한 샤오리주(蕭孋珠)의 달콤한 전설(甜蜜的傳說)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의 손전홍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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