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다음주 월요일 4월 4일 타이완의 어린이날과 4월 5일 청명절(清明節)을 맞아 타이완은 이번 주 토요일 (4월2일)부터 4월 5일까지 사흘간에 청명 연휴가 시작됩니다.
4월 5일! 한국에서는 나무를 심는 식목일지만, 효를 중시하는 타이완에서는 매년 양력 4월 5일 청명절이 되면 오랜만에 가족들이 다 모여서 조상의 묘를 찾아서 성묘를 하며 제사를 지냅니다. ‘성묘의 날’이라고도 불리는 청명의 명칭의 유래는 청명절 이 무렵이 봄을 맞아 겨우내 얼었던 날이 풀려 봄빛이 완연하고 만물이 깨끗해지며 풍경도 맑게 화창해지는 시기라고 해서 타이완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이날을 ‘청명’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럼 타이완에서는 언제부터 4월 5일 청명절을 공휴일로 지정한 것일까요? 1975년 정부에서 매년 양력 4월 5일을 민족성묘절(民族掃墓節)로 지정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쭉~ 기념하며 법정 공휴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뿌리 없는 나무 없고 조상 없는 후손 없다라는 말이 있듯 효를 중시하는 타이완인들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청명절 연휴에는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가 조상의 산소를 찾아 뵙고, 산소 위에 잡초를 제거하고 새 흙을 채우며 땅을 고르게 합니다. 지난 한해 동안 비바람에 시달린 조상님들을 찾아 뵙고 산소를 돌보는 전통 풍습을 한자로는 소묘(掃墓), 타이완에서는 이를 ‘사오무掃墓’라고 합니다.
산소 위에 잡초를 제거하고 주위 먼지를 슥슥삭삭 닦아내며 산소를 돌보는 ‘사우무’ 외에도 향을 태우거나 종이로 만든 돈 ‘지전(紙錢)’을 산소 앞에서 태웁니다.
청명절에 종이돈 지전을 태우는 이유! 타이완인들은 사후세계에서 조상님들이 종이로 만든 돈인 지전을 사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청명절에는 산소 앞에서 혹은 집 앞에서 종이돈 지전을 태우고 하늘로 올라가는 연기에 조상들의 복을 기원하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 등 소원을 빕니다.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청명절 연휴 …붐비는 귀성길 정체를 피하고자, 아예 성묘 계획을 앞당겨 지난 주말 고향으로 돌아가 ‘사우무’를 하고 조상의 예를 표하기 위해 향과 지전을 태우는 의식을 마치시고 돌아오신 분들도 꽤 계신데요.
그리고 청명절 전통 풍습과 문화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아주 재밌는 기사를 읽게 됐습니다.
바로 남북조 시대 양나라의 초대 황제인 양 고조 무황제(梁 高祖 武皇帝) 소연(蕭衍)의 후손들, 그러니깐 타이완에 살고 있는 소씨 후손들이 1500년이 지난 지금도 조상인 양무제 소연을 모신 사당에 모여 정성스레 제례, 제사를 지낸다는 기사였습니다.
양 무제 소연은 문학과 불교 등에 조예기 깊어 그의 치세 동안 불교와 문학이 융성했다고 합니다. 오래 전 소씨 후손들은 현재 타이완 중남부 자이현 부다이진(嘉義縣布袋鎮)에 터를 자리잡았고, 소씨 집성촌인 사오춰좡(蕭厝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주변 마을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사오춰좡 마을을 일구어 온 소씨 후손들은 조상인 양 무황제 소연을 숭배하는 정신을 잊지 말라는 가르침을 그들의 자손과 후대에게 계승하기 위해 그 뜻을 모아 1985년 마을에다가 양 무황제 소연을 모신 사당 겸 도교 사원인 ‘소부 대제전(蕭府大帝殿)’을 건립했습니다.
소씨 후손들은 소부대제전이 완공된 날을 기념하고 양 무황제 소연을 추모하기 위해 12년마다 한 차례씩 사당에 모여 기념행사를 개최하는데 지난해 11월 건립 36주년을 맞이해 소씨 후손들은 마을에 건립된 소부대제전 앞에 모여 성대한 조상제를 지냈습니다.

지난해 11월 소부대제전 건립 36주년을 기념해 양무황제 소연을 모신 도교 사원 앞에 그의 후손들 집결했다.[사진=소부대제전蕭府大帝殿 공식 페이스북 캡처]
효를 중시하는 타이완에서 조상에 대한 예로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준비하고, 조상과 후손 모두에 복을 기원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종이 돈 ‘지전’과 향을 태우는 것은 후손들의 당연한 도리로써 이 같은 풍습은 타이완에서는 일반화 되었고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지만, 자이에 위치한 이 작은 마을 그러니깐 양 무황제 소연의 후손들이 일군 소씨 집성촌 ‘샤오춰좡’ 마을의 차례상의 규모, 그 스케일이 다릅니다.
우선 소씨 집성촌 ‘샤오춰좡’ 마을은 현재 신씨의 후손… 17가구가 모여 살고 있는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그런데 양 무황제 소연을 모신 사당 겸 도교 사원인 ‘소부대제전’ 건립 36주년을 맞이해 지난해 11월 열린 기념행사 당일 사원 앞에는 수 십개, 수 백개도 아닌 무려 1,350개에 차례상이 등장해 입이 떡 벌어지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차례상 수가 많다고 차린 음식과 술이 허술한 것도 아닙니다, 모두 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정성스레 차려진 음식뿐이었죠. 분명 이 작은 마을에는 17가구만 살고 있는데 “기념행사 당일 1,350개의 차례상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냐?”,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이게 가능한가?”, “이 마을 도대체 정체가 뭐냐”까지 양무황제 소연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로 인해 전국이 들썩였습니다.
소씨 집성촌, 이 작은 마을의 비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사실 이 작은 마을에 현재 살고 있는 혹은 장성해서 도시로 떠난 소씨 후손 모두가 억만장자로, 기념행사 당일 한 가구당 약 백 개의 차례상을 준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기념행사 당일 작은 마을의 한 사원 앞에 무려 1,350개에 차례상이 등장하며 ‘마을의 비밀’이 전국에 알려지게 되면서 ‘샤오춰좡’은 현재 타이완에서 가장 부유한 마을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억만장자인 마을 사람들의 부자의 기운을 받고자 마을을 찾는 사람도 제법 많아지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시골의 작은 마을이지만 ‘샤오춰좡’은 담을 사이에 두고 수 천억원대에서 조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한 소씨 후손의 집이 줄지어 있습니다.
신발의 왕이라 불리며 전세계 60개 기업체를 이끌고 있는 샤오덩포(蕭燈波) 남량(南良)기업의 창업주와 샤오총허(蕭崇河) 상하이 용웨이 투자기업 회장 등 기업 자산 1조원 이상을 보유한 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들 소씨 후손 모두가 이 작은 마을 출신입니다.
또 지난 2008년에 열린 기념행사에는 샤오완창(蕭萬長) 전 총통과 샤오티엔잔(蕭天讚) 전 법무부장관 등 소씨 후손이자 동시에 타이완에서 내로라하는 정재계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다만 이날 참석한 샤오완창 전 총통과 샤오티엔잔 전 법무부장관은 타이완에서 가장 부유한 마을이라 불리는 ‘샤오촨좡’ 출신은 아니지만 동성동본… 양무제 소연을 조상으로 모시는 같은 집안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레트로타이완시간에서는 다가오는 청명절과 양무황제 소연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타이완 최고의 부자마을 ‘샤오춰좡’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이상으로 레트로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