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우바다오(九把刀)라는 타이완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아래층 사람들(樓下的房客, The Tenants Downstairs)》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청취자분께서 지우바다오를 모르실 수도 있지만, 그가 쓴 소설은 들어는 보셨을 겁니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타이완 영화‘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와‘나의 소녀시대’는 바로 그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것입니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을 바탕으로 한 영화‘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는 작년 11월 타이완에서 개봉했고, 현재 이미 뉴타이완달러 2억 원(한화 약 86억 원, 2022.03.03.기준)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돌파했으며 올해 2월에 한국에서도 상영됐습니다.‘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와‘나의 소녀시대’, 그리고 ‘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는 모두 로맨스영화이지만 지우바다오는 로맨스만 다룰 줄 아는 소설가가 아닙니다. 제가 오늘 소개하려고 할 영화 《아래층 사람들》은 인간의 욕망과 어두운 면을 그린 18금 심리 스릴러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와 등장인물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의 집주인은 방에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통해 세입자들을 관찰합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즐겨 마시고 항상 남의 사생활을 몰래보는 체육교사, 성공을 꿈꾸며 권력과 재력을 갖춘 여러 유부남과 성과계를 맺은 섹시한 직장인, 초등학생인 친딸에 대한 성적 욕망을 가진 이혼남, 게임과 야동에 빠져 있고 초능력을 갖고 싶어하는 대학생, 몰래 연애하고 있는---가정을 둔 남교수와 그의 남학생, 무척 우아하고 예뻐 보이지만 실제로는 토막살인을 즐기며 이를 통해 글쓰기 영감을 얻는 여작가… 6개 방, 총 8명의 세입자들은 모두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욕망이나 가치관을 품고 있습니다. 집주인은 처음에는 단순히 수동적인 관찰자인데, 천사의 얼굴로 악마의 본성을 보여주는 여작가의 말에 자극을 받아 세입자들의 규제를 풀어주는 능동적인 임대주가 됩니다. 그래서 세입자들은 그저 자기 방에서 자기만의 비밀을 안고 살 뿐만 아니라 다른 세입자의 삶에 끼어들기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세입자들 사이, 또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에 더욱 복잡한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사실은 이 영화는 아무도 예상치 못하는 결말로 끝나는 반전 영화인데 이건 스포일러 같아서 더 이상 언급은 안 하겠습니다. 청취자분께서 궁금하시면 직접 영화를 보세요~
《아래층 사람들》의 동명 원작 소설은 발표 당시 이미 수많은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내용이 너무 어두워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꽤 있긴 있지만 흔히 다루지 않는 소재로 하고 있어 광장히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소설에는 각종 음란하고 잔혹한 묘사가 있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하게 되고 눈으로‘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갖게 해서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질 것이란 소식이 나오자 많은 독자들의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또, 이런 소재로 한 영화가 아주 드물기 때문에 소설을 읽지 않았는데도 내용이 궁금해서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사람이 매우 많았습니다. 《아래층 사람들》은 2016년 8월 12일 타이완에서 개봉한 지 10일 만에 뉴타이완달러 1억 원(한화 약 43억 원)을 넘어서며 흥행 1위를 차지했고, 이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도 상영된 바 있습니다. 이 영화는 개봉 이전 이미 타이베이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고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15회 뉴욕아시안영화제 폐막작으로 선보이기도 하고 한국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영화판은 소설과 비교하여 상상력을 자극하는 여백의 존재가 없지만 뛰어난 카메라의 촬영기법과 완성도 높은 특수효과, 분위기에 잘 들어맞는 교향곡과 클래식 음악 등으로 임팩트를 강화하고 관객을 스토리에 더욱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중 영화 주제곡인 <우울한 일요일(黑色星期天)>은 사람의 자살을 부른 곡으로 유명한 헝가리 노래 ‘Gloomy Sunday(헝가리어: Szomorú Vasárnap 소모루 버샤르너프)’를 조금 각색해서 만든 것입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이 곡은 헝가리의 피아니스트 셰레시 레죄(Seress Rezső)가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극히 슬픈 기분으로 만든 것으로 1933년에 발표된 후 수백 명 사람들이 노래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자살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진짜로 일어난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이 노래는 확실히 우울한 곡이기 때문에 군인들의 사기를 위해 BBC에서 방송을 금지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래층 사람들》 제작진은 이 유명한 노래를 영화 주제곡으로 삼은 것은 영화 개봉 전 화제를 일으키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의 기괴하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제격이었습니다.
《아래층 사람들》은 소설을 읽을 때 상상했던 그림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심지어 어떤 장면은 소설에서 묘사되는 것보다 더 생생하기도 합니다. 기존 타이완 영화와 전혀 다른 장르와 분위기의 작품이라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돋보이는 지우바다오의 저작인데 이런 소재의 영화에 관심이 있으신 청취자분께 추천드립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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