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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臺총독부 전매국의 재탄생, ‘시여우출장소(夕遊出張所)’

  • 2022.02.22
레트로 타이완
옛 타이완 총독부 전매국 타이난 안평 지국이었던 '시여우 출장소'.[사진= 시여우출장소 페이스북 캡처]

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후추가 그러했고 설탕이 그러했던 것처럼 과거 귀하디 귀했던 소금을 만들고 유통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가 곧 엄청난 부와 권력을 누릴 수 있었던 만큼 인류 역사에서…대부분의 시대와 나라에서는 국가가 소금의 생산과 판매를 전담하며 소금의 판매권을 장악했고 정부는 이를 통해 막대한 세금을 손쉽게 거둬들였습니다.

소금의 판매권을 장악해 세금을 거두는 대상은 백성뿐만 아니라 식민지 주민들도 해당했습니다. 20세기 초까지도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 대한 영국의 소금 압박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죠.

1882년 시행된 소금법(The 1882 Salt Act)을 근거로 식민지 인도를 지배하던 영국 사람들은 인도 사람들에게 영국이 생산한 소금만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소금을 소비할 때마다 영국에 세금을 내도록 했습니다. 소금을 살 때마다 영국에게 세금을 내는 이러한 영국의 방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는 1930년 소금세 폐지를 주장하며 3월 12일부터 4월 6일까지 무려 26일간 총 370km 이상의 거리를 걸었습니다. 간디의 이 ‘소금행진(Salt March)’ 이후 용기를 얻은 인도 사람들은 투옥과 물리적 충돌 등을 겪으면서도 영국에게 소금 세금을 내지 않기로 마음 먹고 적은 양이지만 인도에서 직접 소금을 만들고 판매를 시작했고, 결국 1931년 영국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소금법을 폐지했습니다.

소금이 워낙 귀한 물품이다 보니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바로 소금이 나는 국가들이 외부의 침략자들로부터 소금을 약탈 당하는 대상이 된 것인데요.일본 식민지 시기 타이완이 그러했습니다.

본래 타이완은 많은 양은 아니지만 소금을 생산했습니다. 식민지 타이완을 지배하던 일본사람들은 공업 발전에 따라 공업에 쓸 소금이 대량으로 필요해졌고, 일본은 1919년 타이완제염주식회사(台灣製鹽珠式會社)를 설립해 타이완에서 본격적인 소금사업에 뛰어듭니다.

일본인들은 우선 식민지 타이완에서 소금을 판매하는 노점을 사들였으며, 자국에서 최신식 염전 기술을 들여와 타이완에서 대량에 소금을 직접 제조하고, 타이완 국내 소금의 배급, 판매를 일본이 독점했죠. 급기야 2차 세계 대전에는 전쟁에 쓸 화학·군수산업의 원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타이완에서 생산한 천일염, 공업용 등 모든 소금의 유통을 통제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본 식민지 시기 동안 일본인들은 자이, 타이난 등 타이완 서남부 일대에 염전을 개설해 집중적으로 천일염을 만들어내고 소금 사업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광복 이후 생산과잉현상이 야기되었습니다. 과잉공급으로 되레 타이완 서남부 일대에 염전은 급속히 쇠퇴하게 됐죠. 2000년대 전후로 사람들 기억 속에 잊혀가던 황폐화한 염전과 과거 일본인들이 소금을 관리하고 판매하던 시설들은 대대적인 보수를 거쳐 커피숍 등으로 변신해 힐링도 하며 동시에 타이완 근대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관광 장소로 각광받게 됩니다.

타이완의 근대 소금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타이난 안평 시여우출장소(夕遊出張所)가 바로 옛 소금 사업 관련 시설과 스토리텔링을 묶어 인기 관광지로 부상한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타이난시(市) 안평 옛거리를 지나 북서쪽 큰 길을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약 100평 정도 규모에 ‘시여우출장소’는 일본 식민지 시기에는 '타이완 총독부 전매국 타이난 안평 지국(台灣總督府專賣局台南安平支局)'이었으며 염전 등 소금 사업이 흥성했던 시대 일본에게 매우 중요한 제염 거점이었습니다.

일본인들에 중요 소금사업 거점이었던 과거 사무실로 사용하던 시여우출장소는 광복 후 숙소로 용도로 변경하고 일본 제염사업의 모태를 이어 받은 타이완 염무총국(鹽務總局) 직원 가족들이 이곳에 거주했습니다.숙소로 사용되던 이곳은 소금 사업이 쇠퇴일로를 걷자 쓰임새를 잃었고, 이후 보수를 거쳐 타이완의 소금 역사를 보고, 듣고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소금박물관 형식에 ‘시여우출장소’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합니다.

소금과 인연이 깊은 ‘시여우출장소’의 이름에 유래는 소금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시여우출장소의 ‘시여우’는 소금의 일본어 발음 '시오'와 유사하고, 또 시여우출장소는 석양이 아름다워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좋아, 여행객들이 해질녘 즉 석양(夕)을 보며 노는(遊) 장소라는 뜻에 석양 석(夕), 놀다를 뜻하는 유희의 유(遊) 한자 석유(夕遊)… 중국어로는 ‘시여우夕遊’  뒤에 과거 소금 사업 관련 공무원이들이 이곳으로 출장이 잦았던 만큼 출장소(出張所)를 합쳐 ‘시여우출장소’라는 이름을 정했다고 해요.

타이완의 소금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시여우출장소’는 근대역사건축물로써 그 가치를 인정 받아 2003년 5월 타이난시가 지정한 고적이자, 볼거리도 굉장히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일본인이 지은 건물이다 보니 타이완 전통 건축양식이 아닌 입구부터 일본느낌이 물씬 풍기는 ‘시여우출장소’ 입구 쪽에는 입장하기 전 손을 씻는 곳이 있는데 특이한 점은 비누 대신 멸균, 액막이 등 을 상징하는 소금에 손을 비비고 물을 떠서 양손을 번갈아 씻어낸다는 점입니다.

들어서기 전 입구에서 소금으로 손을 씻으며 나쁜 기운을 몰아낼 수 있다. [사진 = 시여우출장소 페이스북 캡처]     

또 여행하면 기념품이죠? 시여우출장소 내부에는 366가지 색의 소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여우출장소에 방문하면 꼭 사야 되는 베스트 기념 상품인 일명 ‘366 탄생소금’은 생일에 맞춰 분류된 소금마다 그날의 특징적인 글귀가 적혀 있어 의미를 더해 시여우출장소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잊지 않고 진열대에 쌓아놓은 366가지의 화려한 색의 소금 중 자기만의 탄생소금이 어느 것인지 찾아보고 방문했다는 기념으로 시여우출장소의 탄생소금을 사갑니다.

시여우출장소 베스트 인기 상품인 '탄생소금'. [사진 = 시여우출장소 페이스북 캡처]

탄생소금 외에 행운을 가져다 주고 소원을 이뤄준다는 소금 아이스크림과 소금 계란을 먹으며 타이완의 소금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시여우출장소’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쉬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이상으로 레트로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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