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미라벨 궁전(Schloss Mirabell), 타이완의 이더양옥(一德洋樓)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 2곳의 공통점을 묻는다면 각 나라를 대표하는 명소라고 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물론 관광지라는 공통점 맞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2 곳은 국경, 시대, 시간, 상상을 초월한 공통점이 있으니 바로 한 남자가 끔직히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지은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건축물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레트로타이완시간에서는 최고 권력자이기 전에 한 남자로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지은 로맨틱한 건축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1. 살로메에 대한 볼프 디트리히 대주교의 애틋한 사랑이 서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미라벨 궁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장소 중에 ‘도레미 송’을 찍은 미라벨 궁전! 영화 속 아름다운 장면이 탄생한 미라벨 궁전은 1606년 잘츠부르크의 대주교였던 볼프 디트리히(Wolf Dietrich)가 사랑하는 여인 살로메 알트(Salome Alt)를 위해 지어 선물한 보금자리입니다.
주교 관사에서 비밀 결혼 생활을 하던 볼프 디트리히와 살로메. 숨어서만 지낼 수 없던 볼프 디트리히는 사랑하는 살로메를 위해 잘자크강 건너편에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고 살로메와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이 훨씬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훗날 미라벨 궁전이라고 불리게 되는 알테나우 궁전과 정원을 사랑하는 살로메에게 선물합니다
2. 한 남자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지은 타이중 이더양옥(一德洋樓)
타이완 중부 도시 타이중 베이툰구에 소재한 425평 크기의 린마오양 고택 (林懋陽故居)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더양옥은 1924~1930년에 세워졌으며 타이완 전통 양식인 민남식 삼합원 (三合院), 일본식 목조 건물, 서양식 양옥 등의 특징을 융합하여 지은 당시 상당히 트렌디한 건축물이었습니다.
린마오양 고택 즉 이더양옥의 주인은 청나라 말, 일본 식민지 시기 타이중에서 신발, 제지(製紙)사업 등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린전팡(林振芳)의 손자 린마오양(林懋陽)입니다. 린마오양은 1907년 타이중을 대표하던 또 하나의 재벌 가문인 라이창룽(賴長榮)의 장녀 라이두안(賴端)을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당시 타이중을 대표하는 재벌과 재벌, 린씨와 라이씨 두 명문 가문이 사돈 관계를 맺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두고 ‘완벽한 정략결혼’부터 ‘결혼을 통해 두 재벌이 결합해 막대한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등 여러 말들이 나돌았습니다.

린마오양(林懋陽). [사진 = 이더양옥 페이스북 캡처]
장차 린씨가문을 이끌 차기 오너 린마오양은 붉은색 벽돌이 특징인 타이완 민남식 삽합원 한 채와 그 옆으로 내부에 일본 전통식 바닥재인 다다미를 갖춘 일본식 목조 가옥 한 채… 각각 타이완 민남식과 일본식 목조로 지어진 가옥을 아내 라이두안에게 선물로 주었고, 완공된 1925년부터 이곳에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본처 라이두안이 기거하던 타이완 전통 건축 양식인 민남식 삼합원 (三合院). [사진 = 이더양옥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공주와 왕자는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던 디즈니 동화 속의 이야기처럼 핑크빛 행복할 것만 같던 라이씨 가문의 공주님 라이두안의 결혼생활은 남편이 두 명의 첩을 들이면서 순탄치 않게 됩니다.
남편과 행복하게 생활하던 공간의 반을 처음 들인 첩인 천푸롱(陳芙蓉)과 공유하게 되었고, 3번 째 부인으로 음악, 예술, 사교성이 좋아 남녀노소 불문 심지어 린마오양의 마음까지 훔친 주여우(朱幼)로 인해 그녀의 마음은 더욱 고달파지죠.
린마오양은 본처 라이두안과 첩인 천푸롱과 함께 기거하던 단층 삼합원 바로 옆에 동화 속에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2층짜리 양옥 건물을 지어 1930년 애첩 주여우에게 선물로 주죠.
애첩 주여우에게 선물한 2층 양옥. [사진 = 이더양옥 홈페이지 캡처]
세월이 흘러 광복을 맞이하며 1950년대 매매 형식으로 토지 소유권이 중화민국 국방부로 이전 됨에 따라 린마오양 저택은 국방부 고위 간부의 숙소로 사용됐고, 인근에 군인 직계 가족들을 위한 거주촌인 이더신촌(一德新村)이 형성되며 단층 단독주택들이 들어서게 되면서 린마오양 저택은 그 속으로 종적을 감추게 되었습니다.
1996년 이 일대의 군인과 직계 가족이 살던 주택들이 노후화 되면서 전체 지역 사회에 이주 철거작업이 진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타이중시정부는 뉴타이완달러 4,500만원을 들여 린마오양 저택에 대한 원형 보수복원 작업을 진행했고, 대대적인 전체 수리 보수를 마친 린마오양 저택은 이렇게 해서 이곳에 본래 있던 군인 마을 이더신촌에 ‘이더’에서 이름을 따와 오늘날의 이더양옥이라는 이름과 모습으로 2017년 재개방 되었습니다.
보수를 마치고 다시 제 모습을 찾은 이더양옥 내부는 과거 본처 라이두안의 처소는 중국식 전통 웨딩 케이크점이 입점해 있고, 본처의 처소 맞은편에 있던 두 번째 부인 천푸룽의 처소는 느긋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티하우스가, 그리고 과거 손님들을 맞이했던 좌식 다다미 공간은 원형 그대로 복원되어 서점이 들어섰고, 애첩 주여우의 처소였던 2층 양옥 가옥은 브라우니 전문점이 입점해 이더양옥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과거 손님들을 맞이했던 좌식 다다미 공간은 원형 그대로 복원되어 서점이 들어섰다. [사진 = 이더양옥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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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더양옥 페이스북 캡처]
타이중시정부 지정 역사건축물인 이더양옥, 린마오양 저택 2층 양옥 건물 테라스에 앉아 브라우니 한 조각을 먹으며 애첩 주여우 시각으로 본처와 두 번째 첩이 살던 삼합원을 내려다보며 주여우가 조강지처 라이두안과 또다른 첩인 천푸룽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 상상하면서 …또한 이곳 이더양옥의 건축물을 둘러보며 본처와 애첩에 대한 린마오양의 사랑의 냉온도 차이를 느껴보시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재벌…최고 권력자이기 전에 한 남자로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지은 로맨틱한 건축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이상으로 레트로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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