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책시간입니다.
‘만지지 마시오’, ‘사진 촬영 금지’ 미술관이나 박물관하면 으레 떠오르는 안내 문구입니다.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과 창의융합교육이 각광받는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은 학습과 놀이는 물론 박물관·미술관 관람도 예전과는 다릅니다. 국내외 미술계가 변화를 꾀하며 기존 작품을 첨단 기술로 재현해 저작권 걱정 없이 자유롭게 찍거나 만져볼 수 있는 컨버전스아트 전시가 인기를 끌며 미술관 내부에서 사진 촬영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적극 권장하는 미술관도 생겼고,여기에 전형적인 갤러리보다 덜 형식적인 분위기 속 작품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거장의 작품을 보고, 손끝으로 만져보고, 밟으며 거장의 작품 속으로 풍덩 빠져들 수 있는 체험형 전시회 등이 잇달아 선보이면서 어렵고 딱딱하기만 하던 전시장 풍경이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는 놀이터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온이 뚝 떨어져 아이와 함께 실내에서 놀 수 있는 어린이 체험전시가 더욱 반가운 요즘!! 그래서 오늘은 수요산책 시간에서는 보고, 만져보고, 밟아보고, 두드리고 야외놀이터 못지않게 신나게 놀 수 있어 아이들도 좋아하고, 더불어 시각, 촉각, 청각의 섬세한 자극을 통해 아이들의 호기심과 두뇌발달, 창의력을 확대시킨다는 점에서 특히 타이완 학부모들의 마음까지 저격한 따끈따끈한 어린이전용체험전시회 소식을 전해드리도록하겠습니다.
현대 동화계의 거장 에릭 칼의 그림책은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과 생명의 소중함과 자아 존중감을 심어주는 스토리로 전세계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채색을 한 얇은 종이를 칼로 오리고 붙여 모양을 만드는 독특한 콜라주 기법은 '에릭 칼' 작품의 큰 특징으로 손꼽을 수 있죠.
올해 5월 만 91세의 나이로 타계한 에릭 칼(1929-2021)은 평생 70권이 넘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을 집필했습니다. 대표작은 그림책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1969년 처음 출간된 <배고픈 애벌레>입니다.

<배고픈 애벌레>쓴 그림동화 거장 에릭 칼 . [사진 =신이信誼기금회 홈페이지 캡처]
요즘도 유년기 아동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그림동화 <배고픈 애벌레>의 내용은 어느 일요일 날 작은 알에서 깨어난 배고픈 애벌레가 음식을 먹고 뚱뚱한 애벌레가 되었고 번데기 집을 지어 2주일 이상 번데기 속에서 쉬고 있다가 입으로 구멍을 내어 나와서 아름다운 나비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어넣기 위해 에릭 칼은 과일 그림마다 진짜 구멍을 뚫어놨는데 마치 애벌레가 파먹은 자리 같아 호기심을 자아내고 뿐만 아니라 어린 독자들이 주인공 애벌레가 파먹고 난 구멍에 손가락을 넣을 수 있도록 디자인해서 아이들의 시각과 촉각을 자극시켰습니다. 칼의 작지만 이러한 유쾌한 시도는 아이들에게 위대한 상상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뒤따릅니다.
현대 동화계의 거장 에릭 칼의 작품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초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 전시가 지난 8일부터 타이난 신광산위에(新光三越ShIn kong MITSukoShI )에서 열리고 있어 아이를 둔 부모님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타이난 신광산위에서 열리고 있는 ‘베리 에릭 칼 오중주 (Very Eric Carle 艾瑞.卡爾好好五重奏)’는 정해진 동선을 따라 걸으며 작품을 눈으로 보는 일반적인 전시와 달리, 드넓은 공간을 누비며 에릭 칼의 그림책을 시각, 촉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작품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입니다.
에릭 칼이 지난 2002년 매사추세츠주 애머스트에 건립한 에릭 칼 그림책 미술관과 피츠버그 어린이 박물관 그리고 타이완의 신의기금회(信誼基金會)가 공동주최 주관한 이번 체험전시회는 앞서 지난 2015년부터 미국 12개 박물관에서 개최되 미국 부모와 자녀의 눈높이를 동시에 만족시키며 당시 뜨거운 호응을 받으바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미술계의 이목을 끈 이 에릭 칼 그림책 미술관과 피츠버그 어린이 박물관이 직접 제작한 체험형 전시가 드디어 타이완에 상륙한 것인데요.
가족 단위 타이완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베리 에릭 칼 오중주’는 에릭 칼의 작품 가운데 영어로 VERY로 시작하는 <배고픈 애벌레Very Hungry Caterpillar>, <아주 바쁜 거미The Very Busy Spider> ,<울지 않는 귀뚜라미Very Quiet Cricket>, <퉁명스런 무당벌레The Grouchy Ladybug >,<외로운 반딧불이The Very Lonely Firefly> 등 이 5개 작품으로 꾸며놓고 동시에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 코스 ‘에벌레의 여행(毛毛蟲的旅行)’ , ‘창의력포토존(創意照相亭)’, ‘귀뚜라미 음악회(蟋蟀音樂會)’ 등 모두 12개의 체험전시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우선 ‘에벌레의 여행(毛毛蟲的旅行)’은 에릭 칼의 <배고픈 애벌레> 책 속에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애벌레가 먹은 과일과 음식에 구멍을 얼굴을 쏙 내밀고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체험전시를 관람한 어린이가 에벌레의 여행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사진 =신이기금회 홈페이지 캡처]
또 칼의 또다른 대표작 <아주 바쁜 거미> 책 속 거미줄을 재현한 테마 공간에서는 어린이들이 그림책 속 주인공인 거미가 된 것처럼 거미줄을 타고, 건너며 거미에 대해 알아가고 균형감각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아주 바쁜 거미> 그림책 속 거미줄을 재현한 테마 공간 '창의력 거미줄創意蜘蛛網'에서 어린이들이 거미줄을 만지며 체험하고 있다. [사진 =신이기금회 홈페이지 캡처]
그리고 <울지 않는 귀뚜라미>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처럼 꾸며놓은 테마 공간 ‘귀뚜라미 음악회(蟋蟀音樂會)’에서는 어린이 관람객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별, 귀뚜라미 그림을 누르면 귀뚜라미 소리가 전시 공간에 울려퍼지며 청각을 자극하고, 환상적인 공간 속에서 흘러나오는 여러가지 소리의 차이를 귀와 눈으로 느껴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소리가 울려퍼지는 체험공간 '귀뚜라미 음악회'에서 어린이 관람객들은 벽면에 있는 장치들을 누르며 소리의 차이를 알아갈 수 있다. [사진 =신이기금회 홈페이지 캡처]
이밖에 미국 에릭 칼 그림책 미술관에서 건너온 대표작 배고픈 애벌레를 포함한 베리 시리즈의 원화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 공간과 중간중간 어린이들이 에릭 칼의 작업방식인 콜라주 기법으로 그림도 그리고 종이를 자르며 나만의 그림 책을 만들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습니다.

미국 에릭 칼 그림책 미술관에서 건너온 에릭 칼의 원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 공간.[사진 =신이기금회 홈페이지 캡처]

전시를 관람한 어린이가 에릭 칼의 작업방식인 콜라주 기법으로 동화책을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신이信誼기금회 홈페이지 캡처]
'유아들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미국 그림동화 작가 에릭 칼의 작품을 보고, 듣고, 만지며 온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베리 에릭 칼 오중주’는 12월 8일부터 1월 5일까지 타이난에서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엔딩곡으로 덩리쥔(鄧麗君)의 진귀하다(真稀奇)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수요산책시간의 손전홍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