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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타이베이의 옛 풍경을 담은 홍콩영화 〈에어 호스테스〉

  • 2021.11.30
레트로 타이완
영화 〈에어 호스테스〉속 1959년 당시 중화민국 총통부의 모습. [사진 = 유튜브 캡처]

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덩리쥔이 부른 첨밀밀은 홍콩처럼 어떤 나라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스팅이 1987년 발표한 Englishman in New York은 듣기만 해도 뉴욕이라는 도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1959년 제작된 영화 〈에어 호스테스空中小姐〉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1950년대 타이완의 풍경을 영화 필름에 담고 있어, 영화의 제목과 주제곡을 듣기만해도 타이완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오늘 레트로타이완시간에서는 1950년대 타이완의 옛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아날로그 영화 〈에어 호스테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름다운 컷트 머리의 앤 공주 오드리 헵번과 멋쟁이 기자 그레고리 팩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그린 영화 〈로마의 휴일〉은 성 베드로가 순교한 성 베드로 광장이 풀씬으로 잡히며 그 배경 위에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 제목이 나오며 시작합니다. 시작부터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마치 이 거대한 유적의 도시에서 뭔가 근사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을 던져 줍니다.

그리고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개선문이 등장하면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자막이 화면을 매웁니다.

“이 영화의 모든 촬영과 녹음은 모두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이루어졌습니다”라며 로마 현지 촬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마의 휴일이 제작된 과거 1950년대 당시 비행기를 오르내리는 사람은 지금 같지 않았습니다. 바다 건너가는 비행기는 고위공무원의 외교적 업무가 아니면 유학생들이 드물게 떠나는 통로일 뿐! 그렇기 때문에 1950년대 대부분의 영화 팬들에게 영화에 나오는 이탈리아 로마의 명소들은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1950년대 당시 졸업을 앞둔 고학력의 중화권 여대생들이 가장 선호하던 직업 중 하나가 바로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는 스튜어디스였습니다.

일과 동시에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객실 승무원은 지금처럼 스튜어디스라는 호칭 대신 과거에는 ‘에어 호스테스’라고 불리던 그때 그 시절.

홍콩 영화 산업의 초석을 세운 전무(電懋) 배급사(현 국태(國泰) 영화사)가 1959년 제작한 영화 〈에어 호스테스〉는 당시 여성들에 꿈의 직업인 ‘에어 호스테스’들의 고민, 사랑 등 에어 호스테스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전무 배급사가 야심차게 제작한 최초의 컬러 영화인 〈에어 호스테스〉는 홍콩 항공사 여객기를 대여해 영화 속 기내 장면을 모두 실제 비행기 내부에서 촬영한 것은 물론 전 세계를 누비는 에어 호스테스의 삶을 리얼하게 기록하기 위해 태국 방콕, 싱가포르, 타이완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영화가 제작된 1959년 당시 현지 로케이션 영화는 메이저 할리우드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또한 1950년대 영화 〈에어 호스테스〉가 제작될 당시 홍콩을 비롯해 중화권에서는 여성에겐 결혼이 최고의 취업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여성은 졸업을 해도 직장을 갖는 것이 힘들었던 시대였습니다.

〈에어 호스테스〉의 감독 이원(易文)은 여성에게 결혼만이 최고의 취업이 아니란 것을 사회에게 증명하듯 속박에 벗어난 신여성상인 여자주인공 린커핑(林可萍) 역할을 할 인물로 단순히 연기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세계 곳곳에 누비는 에어 호스테스에 적합하게 세련되면서 또 각종 파티에 초대되는 직업이니만큼 뛰어난 노래와 춤 실력을 갖추고 있는 당대 최고의 스타 거란(葛蘭)을 캐스팅했습니다.

당대 최고의 스타 거란. [사진 = 블로그 캡처]

영화 〈에어 호스테스〉 속 여자주인공 린거핑을 연기한 거란(사진-중간). [ 사진 = 유튜브 캡처]

통통튀는 매력의 거란의 노래와 춤 그리고 파스텔 블루 톤의 색감을 주로 사용한 동화 같은 화면은 서사의 감동을 극대화시키는 기폭제로 영화의 흥행에 날개를 달아주는 요소가 됐습니다.

영화〈에어 호스테스〉의 전반부는 여자주인공 린커핑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꿈의 직업인 에어 호스테스에 최종 합격하고 기쁨도 잠시 바로 이어지는 고강도의 각종 실무 훈련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 전반부는 50년대 당시 항공사 예비 승무원들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 50년대 당시 에어 호스테스의 교육과정을 엿볼 수 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영화 후반부에는 각종 훈련을 이수하고 평가를 통과해 진정한 에어 호스테스가 된 린거핑이 해외 노선 비행스케줄로 향한 태국 방콕, 싱가포르, 타이완 등 해외 출장 기간 현지에서 파티에 초대되기도 하며, 또한 현지 관광명소를 여행하는 등 1950년대 에어 호스테스의 삶을 담아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 〈에어 호스테스〉는 숭산공항, 총통부, 중산교, 원산대반점 (圓山大飯店, The Grand Hotel Taipei) 1950년대 타이베이의 옛 풍경이 컬러 영상으로 고스란히 찍혀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높은 건물로 에워싸이지 않는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대로와 국립타이완대학병원 앞 중산남로(中山南路) 등 영화 속 옛 타이베이의 거리 풍경을 지금 모습과 비교하면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익숙한 타이완 거리가 크게 바뀌었음을 새삼 깨달으며 어딘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영화  〈에어 호스테스〉 속 1950년대 중산남로의 풍경.[사진 = 유튜브 캡처]

중산남로의 현재 모습. [사진 = 타이베이시정부 홈페이지 캡처]

1950년대 타이베이의 거리의 풍경을 컬러로 담은 몇 안 되는 영상물인 홍콩 영화 〈에어 호스테스〉.  당대 최고의 스타 거란의 힘도 있지만, 영화 〈에어 호스테스〉는 타이완을 비롯해 아시아의 옛 도시 풍경을 담고 있어 지금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오늘 엔딩곡으로 영화 〈에어 호스테스〉의 삽입곡 푸른 하늘로 날아오를래요 (我要飛上青天)를 선곡했습니다. 이 곡은 결혼을 재촉하는 어머니에게 여자주인공 린거핑이 자신은 새장에 갇힌 그저 한 마리에 카나리아가 되기 싫고 푸른 하늘을 훨훨 날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주인공의 테마곡인데요. 1950년대 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그저 꿈 같은 말이 아닌 신념으로 나는 푸른 하늘로 날아오를래요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당대 최고의 스타 거란이 부른 푸른 하늘로 날아오를래요 (我要飛上青天)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레트로 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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